유전자를 ‘고친다’는 말, 같은 뜻이 아닐 수도 있다
최근 뉴스나 과학 기사에서 “유전자를 치료한다”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처럼 CRISPR 같은 유전자 편집 기술이 각종 질병 치료에 활용된다는 소식은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을 실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gene therapy)’와 ‘유전자 편집(gene editing)’은 단순한 용어의 차이가 아니다. 이 둘은 기술의 방식, 목적, 안정성, 사회적 수용성까지 여러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가진다. 오늘 이 글에서는 그 차이를 자세히 비교해 보고, 각각의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기본 개념의 차이
항목 | 유전자 치료 (Gene Therapy) | 유전자 편집 (Gene Editing) |
정의 | 외부에서 정상 유전자를 삽입하여 결함을 보완하는 기술 | 유전체 내 특정 위치를 직접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기술 |
방식 | '덧붙이기' 중심 (정상 유전자 주입) | '편집' 중심 (기존 유전자 자르기·고치기) |
주요 기술 | 바이러스 벡터, 플라스미드 전달 등 | CRISPR-Cas9, ZFN, TALEN 등 |
정확도 | 비교적 낮음 (위치 불확실성 존재) | 비교적 높음 (표적 DNA 정확히 겨냥) |
유전자 절단 여부 | 보통 없음 | 대부분 DNA 가닥 절단 포함 |
기술 작동 방식의 핵심 차이
유전자 치료
환자의 결함 유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 유전자를 ‘추가’하거나 대체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벡터(전달체)를 이용해 정상 유전자를 세포 내에 주입하고, 기존 유전자가 문제를 일으켜도 ‘대체 유전자’가 정상 작동하도록 유도한다.
예시: 스파르타 유전성 실명 치료제 ‘Luxturna’는 망막에 정상 유전자를 주입해 시력 회복을 유도한다.
유전자 편집
→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를직접 ‘잘라내거나 수정’하여 고치는 방식이다. 유전체의 특정 부위를 정확히 지정하고, DNA 가닥을 절단해 원하는 염기 서열로 교체하거나 제거한다.
예시: CRISPR로 겸상 적혈구 질환의 돌연변이 염기 교정 성공 환자 세포에서 돌연변이 유전자를 직접 정정함
적용 범위와 안전성, 그리고 한계
항목 | 유전자 치료 | 유전자 편집 |
안전성 | 삽입 위치 예측 어려움, 암 유발 가능성 존재 | 오프타깃(비의도적 절단) 우려 있지만 정확도 높아지는 중 |
적용 질환 | 유전 질환, 암, 면역 질환 등 | 유전 질환, 감염병, 생식세포 편집 등 확장 중 |
제약 | 장기적인 발현 불확실성 | 편집 성공률, 윤리적 논쟁 존재 |
상용화 수준 | 일부 FDA 승인 (ex. Luxturna, Zolgensma) | 주로 임상시험 단계, 점차 확대 중 |
사회적 수용성과 윤리 문제
- 유전자 치료는 비교적 오래된 기술로 의료계에서 제도적 기반 확보 중
- 유전자 편집은 기술적으로 정밀하지만, ‘생명 개입’ 논란이 훨씬 강함
특히 생식세포(배아, 정자, 난자) 편집은 후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에서 윤리적, 법적으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비슷하지만, 선택의 기준은 분명히 다르다
유전자 치료와 유전자 편집은 모두 인간의 유전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지만, 기술의 방식과 의미는 전혀 다르다.
유전자 치료는 ‘추가와 보완’의 개념이라면, 유전자 편집은 ‘수정과 설계’에 더 가깝다. 치료의 패러다임이 ‘보조’에서 ‘정밀 개입’으로 옮겨가는 지금, 우리는 기술의 차이뿐 아니라, 그에 따른 윤리적 선택과 사회적 책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생각해볼 질문
- 유전자 치료와 편집 기술 중 더 안전한 방식은 무엇일까?
- 어떤 상황에서는 치료보다 편집이 더 적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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