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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꾸는 과학기술/3D프린팅

3D 프린터가 만드는 시각장애인용 보조 기술: ‘보이지 않는 벽’을 기술로 넘다

by insight2127 2025. 3. 28.

 


세상을 만지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

 

우리가 무언가를 본다고 말할 때, 그것은 단지 시각적인 경험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손끝으로도 세상을 본다. 촉감은 시각을 대신해 형태와 위치, 의미를 전달해준다. 그렇다면, 시각이 아닌 손끝으로 정보를 읽는 사람들, 즉 시각장애인들에게 3D 프린팅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확장해줄 수 있을까?

 

3D 프린팅과 시각장애인용 보조 기술: ‘보이지 않는 벽’을 기술로 넘다

 

 

 

시각장애인은 여전히 많은 정보에서 배제되어 있다.


디지털화된 세계는 점자보다 빠르게 발전했지만, 촉각 기반 정보 제공은 그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3D 프린팅 기술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촉각 언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눈 대신 손으로 읽는 지도, 건물의 구조, 사물의 형태까지
이제는만질 수 있는 정보가 누구에게나 제공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있다.


3D 프린팅이 시각장애인에게 줄 수 있는 것들

 

3D 프린팅은 복잡한 구조물을 빠르고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제작이 어려웠던 입체적 촉각 자료를 저렴한 비용으로 소량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각장애인 지원 기술과의 궁합이 매우 뛰어나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3D 점자 지도. 학교, 박물관, 역사 유적지 등에 설치되는 이 지도는 건물의 외형, 입구 위치, 주요 이동 경로 등을 실제 지형처럼 입체적으로 표현해 시각장애인이 직접 공간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로 활용된다.

또한 교과서에 수록된 도형, 생물 모형, 지구본, 분자 구조 등도 3D 프린터를 통해 실제 형태로 제작돼 학습의 장벽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손으로 만지는 수학, 직접 조립하는 과학, 촉각으로 이해하는 예술이 가능한 환경이 되는 것이다.


기술을 나누는 새로운 접근: 제작자에서 동료로

 

이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흐름은, 이제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들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픈소스 설계 플랫폼에선 누구나 무료로 3D 점자 지도, 촉각 동화책, 방향 표지판의 설계도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고, 그것을 지역 복지기관이나 학교에 기부하거나 자원봉사 형태로 출력해서 전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3D 프린터를 도구에서공공 참여 플랫폼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누군가는 책상 위에서 소품을 출력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시각장애인의 세상을 넓혀주는 안내 도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기술은 거대하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한 장의 입체 지도, 하나의 촉각 물건이 그 사람에게는 세상 전체를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장벽은?

 

물론 아직 갈 길은 남아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3D 프린팅 보조기술은 상용 제품으로 널리 보급되기보다는 비영리 단체나 자원봉사자 중심의 활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국내에는 촉각 자료에 대한 공공 인식과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기술 자체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 이다. 


앞으로 더 많은 디자이너, 교육자, 청소년들이 이 기술을나눔의 도구’, ‘장벽을 없애는 수단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가능성을 만질 수 있게 될 것이다.

3D 프린팅이 시각장애인의 일상에 스며드는 순간, 그건 단지 한 사람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기술이 사회를 향해 나아간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더 많은 사람들을 연결 시켜준다. 3D 프린터는 단순한 출력 도구가 아닌 세상을 손으로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또 하나의이 될 수 있다